모 건설사 사무 직하다가 노가다 입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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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건설사 사무 직하다가 노가다 입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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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주택토목 건설사 본사 경영지원본부 기획실과 호텔사업본부 등 사무직에서 근무하다가 퇴사 후 약 8개월간 허송세월 보내다 어쩌다 저쩌다 노가다에 입문했다.

워라벨을 실천하는 기업답게 9시 출근 5시 퇴근 주말 빨간날 등등 다쉬고 (계산해보니 얼추 노가다 35공수)

업무에 지장이 없는 한 중간중간 외출도 하고 깨끗한 사복에 왁스바르고 향수뿌리고 탕비실에서 차마시고 아마도 노가다보단 조금 못벌지만 인생 윤택성은 100배는 좋았다.

때때로 건설 현장 출장 가서 사이트 확인하고 신규 사업이나 자체사업 검토한답시고 외부로 돌아다니고 현장에서 땀 뻘뻘 흘리는 근로자들 눈치나 보게하면서 살탈까봐 선크림 덕지덕지 바르던 ..

사무실은 여름에는 시원하다 못해 추워서 카디건을 입는 직원 겨울에는 덥다며 창문 여는 직원까지 있을 정도니 .. 지상낙원이나 다름없다.
(대신 인간관계성은 본사가 더 없다.. 좃까라 나는 너몰라 이런분위기)

월급 밀릴 일 없고 상여금 또박또박 나오는 회사를 뚸쳐나온 이유는 스트레스였다.

몸이 힘들래 정신이 힘들래라는 질문에 나는 몸이 힘든 걸 선택했다.

아침마다 회의에 보고 보고 보고..

언제 썰릴까 하는 심리적인 불안정감..

좁아지는 성장 테크.. (미래가 군대와 비슷함.. 장교에서 영관 진급과 같음) 미래가 안보임

스트레스 과다로 면역체계 이상이 생기면서 탈모 그리고 만성피로.. 과다회식으로 인한 간기능 이상.. 턱이 붓고 두통도 심했다.
나태해지고 워낙에 스펙좋은 사람들이 많다보니 거기에서 박탈감느끼고.. 좃같고 아침부터 재털이만 안날라 다녔지 늘 뭔가가 촉박했다...

노가다 야간 5일하는 스트레스를 하루만에 느낀다보면된다.

씨팔 이럴꺼 남는건 기술이겠다 생각에 퇴사..

밴드와 여러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무거운 거 들고 나르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밤까지 그렇게 노동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일종에 예열이었다.

그럼에도 머리는 노가다로 기우는데 가슴이 따라주지 않았다.

빚쟁이들이 칼 들고 집 앞까지 쫓아오는 위기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처자식이 있는것도 아니고 감당하기 힘든 채무가 있는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인간이기에 앞섰다.

20대 때 이삿집 알바도 두달도 해보고 공업사 판금도 해봐서 현장이 얼마나 힘든가 3D인가 어느정도 알고있기에 .. 두려웠다.

이쪽 계통에 경험이 많은 친구와 동반 입사를 추진하면서 용기를 얻고 밴드를 둘러보다가 추노 선배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참고하면서 적당한 곳에 지원했다.

벌어논 돈도있고 신용도 좋아서 나는 욜로하면서 공수욕심 안부리고 나만 먹고사는데 지장없이 가겠노라 하였다.(채무는 당연히 있다. 신용대출, 자동차 케피탈 등)

건설업 4년 짬밥에 처음으로 신규안전교육도 받고
짐을쌌다.

짐을 싸는데 옆에서 친구가 그게 입어질 것 같냐? 향수는 왜가져가냐? 짐이 너무많지 않냐? 지적을한다.

이 새끼 일하러 가는 새끼 맞냐며.. ( 막상 와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출근 전날 올라왔다.

사비로 그래도 깨끗한 숙소를 잡고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만 먹었다.

술을 좋아하는 놈들이 저녁만 먹는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혈압때문에...

군대갔다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훈련소에서 복귀당하는 그런 느낌일듯

새벽부터 일어나 교육이 진행되는 현장으로 향했다.

공기마저 어색한 이분위기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그느낌.. 군대 입대 딱 그 느낌이다.

이런얘기하면 내 자신이 부끄럽지만...

교육받으러 가는 길이 나 자신 부끄러웠다.
커뮤니티에서 하도 막장막장막장 거려서 나도 막장된 느낌이랄까 경직되고 날씨는 춥고...

늘 정장이나 코트를 입고 다니다. 전날 시장에서산 듣도보도 못한 브랜드 옷입고 헬멧들 사이로 걷는데 무슨 교도소 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교육을 듣고 검진받고 담배를 잠시 피는데 친구는 아무렇지 않게 피우는데 나는 자꾸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고 마스크만 살짝내리고 폈다.

이걸 쪽팔려서 라는게 맞을듯하다.
(존나 의미없는데 혼자 지랄한거지..) 

그렇게 배정된 2인 1실 친구와 숙소로와서 술을마셧다. 그래도 짬밥이 있는 친구가 있어서 든든했다.

다음날 현장 출입카드 발급이 딜레이 되어 외부샵장으로 출근했다.

특별할것도 없는 전형적인 변두리 창고 수준인데 이곳에서 같은날 입사한 형님과 친해져서 노가리까고 ..

가장 병신 같은 짓이 나 이런 놈인데 이러다 여기로 왔소 이 지랄하는 거라는 생각이 있어서 굳이 나 뭐하다 왔소만 얘기하고 그냥 실없는 농담이나 떠들다 공구장이 이것 좀 하자 저것 좀 하자 할 때나 움직이고 눈치 보며 각자 할 짓거리했다.

과거에 내가 뭐였던 지금은 평준화된 마당에 과거자랑만큼 씹병신 없다보기에 대화주제는 현장이 어떨까? 그정도 가벼운 이야기가 주였다..

오후 늦은 시간에 도급받은 회사 직원이 출입증을 가져다주고 내일부턴 어떻게 해라 말해준다.

그리고 숙소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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